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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산다/살림피는 생활정보

[살림피는 생활정보] 소비의 재발견 ③ 세상에, 커피값을 어떻게 줄일 수 있죠?

 

 

"커피는 사소한 소비의 상징인가?
나를 채우는 여유의 상징인가?
정확한 기준을 세우고 습관을 들이면 합리적으로 커피값을 줄일 수 있어요."

 

 


이번 달 카드 값, 현재 통장 잔고 등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제 그만 사야지’하고 낮게 중얼거리게 돼요. 그리고는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품목을 떠올립니다. 하루에 한 잔, 많으면 서너 잔도 거뜬히 들이키는 커피. 그나마 제일 만만한 커피값을 먼저 아껴보자고 결심하지요. 그런데, 혹시 성공한 적 있으세요?

 

 

우리의 소비는 합리적이어야 한다! 소비의 재발견 세 번째 주제는 커피입니다. 커피값을 아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ㅣ 사소한 소비를 아낀다는 것의 일화

 

 

어릴 때 둘째 큰아버지가 참으로 독한 사람이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어요. 담배를 물고 길을 걷는 게 일상이었던 때였는데, 둘째 큰아버지가 담뱃값을 아껴서 집을 샀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때는 ‘큰아버지가 정말 독한 분이신가 보다’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커서 보니, 그건 독한 게 아니라 꼭 필요한 일이었던 거예요. 사실 집을 샀다는 것은 그만큼 큰일을 해냈다는 어른들끼리의 비유였어요. 무척 어린 나이였기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몇 년을 아끼면 집을 살 수 있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니까요. 그런데 지금 제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난 독한 사람도 아니고 절약이 몸에 밴 사람도 아닌데, 둘째 큰아버지의 담뱃값처럼 매일 나를 채워주는 커피값이 내 발목을 잡고 있구나!

 

 

ㅣ 커피값을 아끼면 무엇을 할 수 있나

 

2012년에 유행했던 개념이 있어요. 바로 카페라테 효과라는 것인데요, 카페라테 효과란 미국의 경제 전문가 데이비드 바흐가 커피 한 잔 값을 절약했을 때의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개념입니다. 커피에 빗대어 습관적으로 소비하는 자잘한 비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죠. 커피를 절약한 비용을 계산해보면 결코 무시하지 못합니다. 커피값을 3,000원으로, 한 달을 30일로 가정해 계산해봅시다. 한 달이면 90,000원, 1년이면 무려 1,080,000원. 반만 줄여도 540,000원이네요. TV도 바꿀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런 계산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거예요.

 

 

알지만 아끼지 못하는 문제는 다른 곳에 있어요. 나를 위한 소비가 주목받는 요즘, 커피는 아주 사소한 소비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최소한의 여유를 상징하기도 하거든요. 다 포기하고 커피 하나만 남겨두었는데 이것마저 빼앗기면 ‘난 뭐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나를 나답게 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 힘든 요즘, 무턱대고 아끼는 것보다 더 집중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바로 ‘지금 마시는 이 커피는 합리적인가’입니다.

 

 

ㅣ 포기할 수 있는 커피와 포기할 수 없는 커피

 

 

회사원의 커피 소비 패턴을 살펴보면, 출근과 동시에,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졸음이 밀려오는 3~4시 사이. 이렇게 세 번의 유혹이 찾아옵니다. 아마 대부분의 커피는 카페인을 섭취해 뇌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비되고 있어요.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 여유를 즐기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커피를 마시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모니터를 바라보며 일 생각을 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목적과는 다르게 일을 시작하기 위한 수단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에게 커피가 오늘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행복, 잠깐의 여유를 상징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을 하며 또는 무언가에 정신이 팔린 상태에서 홀짝 마셔버리는 커피를 아낄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이 생기거든요. 출근과 동시에 나의 상태를 확인하는 10분간의 커피, 일이 아닌 사람 사는 이야기가 오고 가는 점심 식사 후의 커피, 일의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퇴근 후의 시간을 생각하는 커피는 무척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반면에 출근과 동시에 밀려드는 일을 걱정하며 잠을 깨우는 커피, 점심 식사 이후에 졸음을 방지하기 위한 커피는 비용대비 만족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요. 무슨 맛인 지도 모르고 약처럼 들이키는 행위는 나에게 별 의미 없이 흘러가버리거든요. 이럴 땐 그저 카페인만 섭취할 수 있다면 굳이 커피가 아니어도 오케이 아니겠어요? 이렇게 소비하는 커피는 아껴도 내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예요.

 

 

포기할 수 있는 커피  포기할 수 없는 커피
아침 잠을 깨우는 커피
식사 후 졸음 방지용 커피
일 걱정과 함께 하는 커피
일에 몰두하면서 마시는 커피
심심한 입을 달래는 커피
나의 상태를 확인하는 커피
사는 이야기가 오고 가는 커피
여가 시간을 생각하는 커피
나를 돌아보는 커피
나의 미래 계획을 위한 커피

 

 

우리 삶에서 커피를 완전히 배제하자는 건 아닙니다. 분명 커피는 여러모로 필요한 순간이 있잖아요. 다만, 기준을 정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들이면, 굳이 안 마셔도 되는 커피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ㅣ 강력한 명분을 토대로 절약 습관 만들기

 

강력한 명분과 합리성을 갖췄다면 이제 저축하는 습관을 만들 차례입니다. 다른 뽀족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요, 자유 저축 계좌나 자유 적금 계좌를 만드세요. 그리고 커피를 참아낸 바로 그 순간, 계좌이체를 하는 겁니다. 차곡차곡 1년을 모은다면 꽤 쏠쏠한 보상을 받게 될 거에요. 수십 번 고민했던 최신 스마트폰을 가질 수 있고, 수명이 다 된 가전제품을 바꿀 수도 있어요. 또, 소중한 사람에게 값진 선물을 할 수도 있겠지요. 비용 때문에 망설였던 해외여행도 계획할 수 있어요. 티끌 모아 태산이 되긴 힘들지만 커피값 모아 태블릿 PC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답니다!

 

 

"이 정도는 괜찮다며 타협하는 내 자신을 믿지 말고, 차곡차곡 쌓이는 돈의 가치를 믿으세요.
당신의 커피가 합리적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