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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산다/살림피는 생활정보

[살림피는 생활정보] 천고마비의 계절~ 먹방보다 책방!! 취향껏 골라 가요, 한우물만 파는 동네서점 4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잖아요. 사실 이 표현은 반어법입니다. 날씨가 이토록 좋은데, 누가 집에서 책을 읽고 있겠어요. 콧바람이 가장 상쾌한 계절에 말이지요. 실제 가을에 책 판매량이 뚝~ 떨어지기에 누군가가 만든 독서 장려 문구라고 해요. 요즘 읽을거리는 대부분 온라인에서 소비되고 있고, 필요한 책은 전자책 뷰어나 스마트폰으로 본다지요. 하지만 분명 책이라는 물성이 주는 매력은 그 어떤 것과도 대체불가입니다. 자, 그럼 가을 책 구매욕을 활활 타오르게 할 콧바람 '핫플'을 소개할까 해요. 시집만, 추리소설만, 독립출판물만, 사진만 등 하나의 장르만 취급하는 전문서점입니다. 이런 전문서점은 한 가지만 깊게 파기 때문에 종합서점에는 없는 희귀서적도 만날 수 있어요. 어떤 책 좋아하세요? 취향껏 골라 가세요.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


왠지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순수할 것만 같고 자연과 더불어 혼자만의 사색을 즐길 것 같아요. 고요함 가운데, 한구절 한구절 읽다 보면 시인의 사유와 읽는 이의 사유가 와 닿겠지요. 그 순간이 아마도 시를 읽는 즐거움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시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신촌역 맞은편에 위치한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에 가보세요. 시집 <오늘 아침 단어>와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것들>을 펴낸 유희경 시인이 운영하는 서점이랍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필자는 합정점에 가 보았었어요. 작년 이맘때였는데, 햇볕이 잘 든 서가에 빼곡히 꽂혀있던 민음사, 문학동네, 문학과지성, 창비 등의 시인선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출판사별 시인선 책등*의 모습을 한눈에 보는 것이 예쁘기도 하고 참 귀하게 느껴졌는데요, 평소에 시를 좋아하고 많이 읽었던 것이 아닌 필자는 그냥 '위트 앤 시니컬'이라는 공간이 주는 따뜻함에 한참을 이리저리 둘러 보았던 기억입니다. 특히 서점 곳곳에 장식된 꽃이나 굿즈들이 과하지 않고 우아하게 놓여 있어 분위기를 확 살리더라고요. 아마 신촌점도 그러한 시인의 취향이 반영되어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혹시 시집을 추천받고 싶다면, 유희경 시인에게 부탁하셔도 좋을 것 같고요, 공간을 함께 쓰는 카페 파스텔의 향긋한 커피와 함께 그날 선택한 시집을 펼쳐 보아도 좋은 시간 일 것 같네요. 참, 이곳에서는 매달 시인들을 초청해 시 특강, 시 낭독회도 열고 공개 팟캐스트 등 문화행사도 주최하고 있답니다. 다양한 행사의 정보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니 참고하세요.

*책등: 책을 책꽂이에 꽂았을 때의 보이는, 책 제목 등이 쓰여 있는 옆면(출처: 위키백과)



‘위트 앤 시니컬’ 서점 내부와 낭독회 포스터, 출처: 위트 앤 시니컬 인스타그램(바로 가기



위트 앤 시니컬

위치: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로 22-8 3층

영업시간: 화요일~일요일 12:00~23:00(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http://witncynical.net/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itncynical/

문의: 0507-1409-6015



 추리소설 전문 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웬만해서 겁이 없는 필자는 미스터리, 추리, 공포 장르를 꽤 좋아합니다.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만화까지 선택했다 하면 이런 장르이지요.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 감도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나 곳곳에 깔린 복선, 심장이 쫄깃쫄깃~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긴장감이 더해지는 게 내용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몰입하게 됩니다. 사실 결말이 그리 충격적일 때는 별로 없지만, 그 과정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참 매력적인 장르입니다. 필자와 같은 분이라면 추리소설 전문 서점, '미스터리 유니온'에 들러 보세요.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 등 추리 소설 거장과 그들의 유명한 캐릭터인 탐정의 대명사 '셜록 홈스',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도둑 '아르센 뤼팽(우리에게는 '루팡'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요)', 창백한 지식인 탐정이라 불리는 '오귀스트 뒤팽' 등의 활약상을 만날 수 있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미권, 일본어권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어권 등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새로운 작품도 볼 수 있어요. 특히 '미스터리 유니온'에서는 매달 테마를 선정하여 서가를 꾸미고 있는데요, 10월의 테마는 '미스 마플 & 미스터리'네요. 여기에서 말하는 '미스 마플'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적 분신이자 대표 탐정 캐릭터로 <13가지 수수께끼>, <복수의 여신> 등 14편의 장, 단편집에서 활약했답니다. 이와 함께 서점에서는 매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어요. 10월 행사로 강연 '미스터리 월드 투어 - 히가시노 게이고의 스토리텔링'이 열립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인스타그램에서 자세한 정보 확인하시고 참여하면 좋겠어요.



‘미스터리 유니온’ 서점 내외부 모습과 강연회 포스터, 출처: 미스터리 유니온 인스타그램(바로 가기



미스터리 유니온

위치: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11

영업시간: 수요일~금요일 13:00~21:00, 토요일~일요일 12:00~20:00(월, 화 휴무)

인스타그램: http://www.instagram.com/mysteryunionbook

문의: 02-6080-7040



 독립출판 전문 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개취'가 너무도 뚜렷하여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출판물이 있습니다. 바로 독립출판물입니다. 이게 정말 팔릴까, 싶을 정도로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시각이 담겨 있는데요, 기성 출판사의 책들과는 확실히 다른 신선함 때문에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러한 독립출판, 소규모 출판물을 만나고 싶은 분은 해방촌에 위치한 '스토리지북앤필름'으로 가보세요. 에세이, 시집, 문학, 매거진, 사진집, 인터뷰, 예술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된 개인의 생각이나 기록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핸드폰을 끄고 생활한 48시간의 생활을 담은 기록물 <로그아웃 좀 하겠습니다>, 찌질하고 웃픈 20대의 (짝) 사랑 이야기를 시로 풀어낸 <ㅅㅂ, ㄱㅅㄲ>, 1년에 323번 카레를 먹는다는 카레 덕후의 도쿄 카레 여행기 <작고 확실한 행복, 카레>, 아내의 천재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팔불출 남편의 에세이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한 번 해봤는데요.>, 서울에 30년 이상 된 동네 목욕탕을 찾아 기록한 사진 에세이 <서울의 목욕탕> 등 기존에 알던 '책'의 역할과는 확실히 다르지만, 책의 물성을 가진 하나의 콘텐츠로서 충분한 가치와 재미를 지닌 책들이 가득하답니다. 또한,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는 독립출판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클래스가 열리는데요, 실제 책을 만들고 스스로 유통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라, '누구나 출판을 할 수 있다'는 독립출판의 기본 모토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낭독회,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도 열리니, '스토리지북앤필름'의 블로그에서 확인하고 한번 가보면 좋겠어요.



‘스토리지북앤필름’ 서점 외부 모습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책 (왼쪽부터) <작고 확실한 행복, 카레>, 

<서울의 목욕탕>,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한 번 해봤는데요.> 표지, 출처: 스토리지북앤필름 홈페이지(바로 가기



스토리지북앤필름

위치: 서울 용산구 신흥로 115-1

영업시간: 매일 13:00~19:00, 매월 첫째 수요일 13:00~24:00

홈페이지: http://www.storagebookandfilm.com/

블로그: https://blog.naver.com/jumpgyu

문의: 070-5103-9975



 사진집 전문 서점 '이라선'


그야말로 느낌으로 보는 것이 사진입니다. 사진 프레임 속에서는 뭐든 특별해 보이지만, 사실 우리의 어떤 순간, 아주 평범한 일상의 순간이 포착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만, 왠지 '사진집'이라 이름 붙은 것은 좀 더 예술적으로 접근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은 마음에 거리감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진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고 싶은 분이라면, 서촌에 자리한 사진집 전문 서점 '이라선'에 들러 보기를 권합니다. 포토그래퍼 부부가 운영한다는 이곳의 이름이 독특하여 그 뜻을 찾아보았는데요, 'EASY LIKE SUNDAY'라고 '일요일처럼 편안한'이라는 뜻을 가진 표현의 영어에서 이니셜을 한글로 따와 앞글자를 조합하여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곳의 책은 주로 사진작가들의 모노그래프(한 사진가의 작품을 모은 것)인데요, 사진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도 쉽고 재미있게, 한 작품을 소장하는 느낌이 들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서점에서는 한 달에 한 번쯤 북 토크 또는 작가와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요, 누구라도 사진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쉽게 즐기기를 바라는 주인 부부의 마음이 담긴 행사입니다. 필자가 꼽은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리 비싼 책이라도 내용을 보고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끔 서점에서 책을 사려고 할 때 내용을 볼 수 없어 답답하거나 짜증 났던 경험이 있었던지라, 철저히 독자 중심의 운영 방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휴일의 나른함과 월요일을 준비해야 하는 약간의 긴장이 감도는 특별한 요일, '일요일'에 더없이 편안한 공간 '이라선' 방문 어떨까요?


 ‘이라선’ 서점 내부 모습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책, 출처: 이라선 홈페이지&인스타그램(바로 가기



이라선

위치: 서울 종로구 효자로7길 5 1F

영업시간:  매일 12:00~20:00(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https://www.irasun.co.kr/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irasun_official/

문의: 010-542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