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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몇 달간 잠잠해졌나 싶었는데, 감염병 확산세가 또 고개를 들었어요.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과 더불어
서울시는 '1천만 시민 멈춤기간'이라는 자체적인 고강도 방역 조치를 취했죠.
연말 모임을 자제해달라는 국무총리의 대국민 호소까지 나온 상황.
우리는 언제쯤 자유롭게 집 밖 세계로 나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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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2월, 한 해의 마지막 달이 오고야말았습니다. 연말연시 모임을 잡고 소중한 사람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내야 할 시기. 하지만 또다시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 세계와의 연결 고리가 어느순간 완전히 끊어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특히나 호기심 많고 여행 좋아하는 분들은 현재의 상황이 몹시 괴로우실테죠. 이렇게 집 안에만 있다가 견문이 좁아지지 않을까 조바심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넷플릭스, 왓챠,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등 OTT 서비스의 다큐멘터리 콘텐츠 네 편을 추천해드릴게요. 우주에서 게임, 예술,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계를 경험케 해줄 작품들입니다. 집 안에만 있다고 우리의 세계가 좁아질 순 없어요! 지금 소개해드리는 'OTT 다큐 견문록'과 함께 여러분과 세계 사이의 연결 고리를 단단히 유지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4부작<챌린저: 마지막 비행>
미 항공우주국(NASA)의 어두운 이면, 그리고 위대한 모험가들
· 원제: <Challenger: The Final Flight>
· 공개: 2020년 9월 16일
· 감상: 넷플릭스 바로 가기 클릭!
1986년 1월 28일, NASA는 우주왕복선 '챌린저(Challenger)'호를 발사합니다. 탑승한 우주비행사는 7명, 그중 한 명은 민간인 크리스타 매콜리프(Christa McAuliffe). 그녀는 워싱턴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였죠. NASA는 왜 이런 일반인을 우주선에 태운 걸까요. 당시 우주 사업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1960~1070년대에 비해 시들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여론과 동떨어진 사업을 가지고선 미국 정부로부터 예산을 집행받기가 쉽지 않았죠. 그래서 NASA는 '민간인 우주비행사 프로그램'이란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대중 사이에 다시금 우주 열풍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이었죠. 결과는 대성공. 미 전역에서 수많은 이들이 지원했고,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크리스타 매콜리프가 최종 선발됩니다.
하지만, 챌린저 호의 기체 결함 가능성이 속속 보고되기 시작합니다. 절대로 발사해선 안된다는 주장도 함께. NASA는 이 모든 보고서를 묵살하고, 결국 챌린저 호 발사를 감행하죠. 발사 현장에는 우주비행사 7명의 가족들과 NASA를 응원하는 미국인들이 군집했습니다. 발사 장면은 TV로 생중계되었어요. 이들 모두가, 이른바 '챌린저 호 대참사(Challenger Disaster)'의 목격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상에서 쏘아 올려진 지 73초 만에 공중 폭발, 탑승자 전원 사망.
<챌린저: 마지막 비행>은 7인의 우주비행사 유가족들과 당시 발사 결정에 관여한 인물들을 인터뷰함으로써, 챌린저 호의 폭발 원인을 규명하고 NASA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합니다. 이와 더불어, 인간의 숭고한 열정과 집념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해 나간 우주과학의 역사도 짚고 있습니다. <스타 트렉> 시리즈, <스타 워즈: 깨어난 포스> 등 다수의 SF 흥행작을 연출한 J.J. 에이브럼스 감독이 총제작을 맡은 만큼, 매회 짜임새 있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다큐멘터리입니다.
6부작 <하이 스코어>
지금의 e스포츠 산업이 있기까지: 1970 ~1990 게임 레전설의 역사
· 원제: <High Score>
· 공개: 2020년 8월 19일
· 감상: 넷플릭스 바로 가기 클릭!
현재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는 11억 달러(한화 약 1조 3,500억 원)에 이릅니다. 스타급 프로 게이머들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고 있죠.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e스포츠단을 조직해 끊임없이 프로 게이머들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시장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졌을 리는 없어요. 모든 일엔 과정과 절차가 따르는 법이니까요.
<하이 스코어>는 전 세계 게임의 역사를 다룬 흥미로운 다큐멘터리입니다. 1970년대 오락실(Arcade) 붐을 일으킨 전설적인 기업 아타리(Atari)의 흥망성쇠, 1980년대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시대를 열어젖힌 닌텐도(Nintendo)와 세가(Sega)의 치열한 마케팅 전쟁, 1990년대 초 게이머들을 다시금 집 안에서 오락실로 불러들인 대전액션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2'의 탄생 비화, 1990년대 중반 PC 게임으로의 트렌드 격변을 견인했던 선구자들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6부작 다큐멘터리 작품이에요.
게임 업계 기라성 같은 천재들의 숱한 혁신과 경쟁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 틈엔가 가슴 한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지실 거예요. 세상이 강요하는 규칙을 보란듯이 깨부수기, 내가 즐거울 수 있는 일에 모든 걸 걸기, 남들이 뭐라 하든 내가 옳다고 믿는 길로 고집스럽게 나아가기! 코로나19 사태로 얼마간 자존감마저 움츠러든 것 같다면, <하이 스코어>를 통해 '호기로운 나 자신'을 되찾아보시지요.
8부작 <모 아니면 도: 맨체스터 시티>
세계 최강 축구 클럽의 속살 들여다보기
· 원제: <All or Nothing: Manchester City>
· 공개 2018년 8월 17일
· 감상: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바로 가기 클릭!
축구 팬들, 그중에서도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마니아층이라면 맨체스터 시티 FC(이하 '맨시티')를 모를 리가 없죠. 1880년 창단한 잉글랜드의 역사적인 축구 구단 말입니다. 현재 맨시티를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Pep Guardiola)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17년과 2018년, 팀에 프리미어 리그 최다승 기록을 안기며 명실상부 영웅으로 등극했는데요.
<모 아니면 도: 맨체스터 시티>는 2017~2018년 맨시티의 행보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시리즈입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전술을 짜는 모습, 경기 후 클럽 안에서 환호하거나(이겼을 때) 욕하며 집기를 집어던지는(졌을 때) 선수들의 면면, 심지어 탈의실까지 속속들이 보여줍니다. 축구팀의 모든 일상을 담았다, 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결국 이 다큐가 우리에게 밝히는 건 맨시티라는 한 팀의 '시스템'입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 구단이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말이죠. 그리고 그 시스템을 수시로 점검하고 업데이트하는 리더(감독)의 중요성도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요컨대 <모 아니면 도: 맨체스터 시티>는 축구를 다룬 작품이면서, 리더십 교과서 같은 다큐멘터리예요.
<존 버거의 사계>
예술 애호가들의 우상, 사진비평가·소설가 존 버거를 만나다
· 원제: <The Seasons in Quincy: Four Portraits of John Berger>
· 공개: 2016년 5월 29일
· 감상: 왓챠 바로 가기 클릭!
예술을 사랑하고 인문학에 관심 많은 분들이라면 '존 버거(John Berger)'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는 미술과 사진 분야의 저명한 비평가 겸 저술가이면서, 몇 편의 소설과 수필을 발표한 바 있는 작가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된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는 존 버거의 역작으로 손꼽힙니다. 기본적으로 사진 비평집인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진을 어떻게 대하고 바라봐야 하는지'를 지적으로 고찰한 작품이에요. 사진 분야를 인문학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저술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존 버거는 모든 예술 애호가들의 우상(idol) 같은 존재인데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봉자>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배우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역시 존 버거의 오랜 팬이라고 합니다. 오죽 찐팬(?)이었으면 존 버거에 관한 영화까지 직접 연출했을까요!
2016년 개봉한 <존 버거의 사계>는 틸다 스윈튼을 비롯한 감독 네 명이 공동 연출한 다큐멘터리 작품입니다. 원제인 'Four Portraits'라는 키워드대로, 존 버거라는 인물을 네 가지 초상으로 그려낸 기록물이죠.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평소엔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무슨 작품을 생산해내는지 등등 존 버거의 예술가적 면모를 입체적으로 담아낸 것입니다. 크리에이티비티라는 게 몹시도 고픈 상태라면, <존 버거의 사계>를 감상하시면서 여러분의 창의적 허기를 달래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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