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아야 산다/살림피는 생활정보

[살림피는 생활정보] 놀랍고 신기하고 무서운 ‘로봇 기술’의 현재 근황

 

"

로봇 기술은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요?
이번 생에 〈퍼시픽 림〉이나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 속 로봇들을 구경할 순간이 올까요?
물론 먼 훗날의 얘기일 수 있겠습니다만,
확실히 그런 순간은 오고야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0년 말 최신 로봇 기술들의 면면을 보면요.

"

 

로봇 기술의 끝은 사이보그(CYBORG, CYBernetic ORGanism)라는 말이 있죠. 즉, 인간화된 로봇 말입니다. 최근 몇 년간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을 돌이켜보면 그리 허무맹랑한 얘기도 아닌 것 같습니다. 〈터미네이터〉처럼 완전한 인간의 외관을 가진 로봇은 영화 속 상상일 수 있겠죠. 하지만 인간과 유사한 움직임과 물리력 구동이 가능한 로봇은 충분히 현실적입니다. 이미 로봇은 인간의 노동 현장에 투입된 지 오래잖아요. 남은 관건은 로봇은 인간의 노동력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일 것입니다. 2020년 말 현재, 최신 로봇 기술들의 근황을 살펴보면 그 답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슈퍼 로봇 대전입니다.

 

 

로봇 택배 기사의 시대가 올까? 2족 로봇 Digit

 

최근 로봇 분야에서 ‘핫’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애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 https://www.agilityrobotics.com)라는 미국의 로봇 제조 기업이 2,000만 달러(한화 약 229억 원) 펀드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죠. 투자자들에게 어필했던 가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Go Where Humans Go’라는 기업 슬로건에 답이 있습니다.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대표 로봇 상품 ‘디짓’

 

 

 

애질리티 로보틱스는 두 발로 걷는 2족 로봇으로 유명한데요. 대표적인 모델이 디짓(Digit)입니다. 디짓은 2(bipedal) 보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두 팔을 활용해 짐을 나를 수도 있습니다. 올해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ICRA(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rics and Automation)라는 국제 로봇 컨퍼런스에서, 애질리티 로보틱스는 디짓을 소개하며 이런 캐치프레이즈를 표방했습니다. 인간의 공간에서 일하는 로봇 만들기(Building Robot to Work in Human Spaces.)이 말처럼 디짓은 각종 물류 정리에 최적화된 로봇입니다. 대형 택배, 제조 현장의 각종 크고 작은 수하물 등 인간의 육체 노동력이 필요한 물품들을 대신 처리해주는 거죠.

디짓은 해외의 적잖은 기업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 한 곳이 자동차 기업 포드(Fords)죠. 지난해 포드는 애질리티 로보틱스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자사의 자율 주행 기술(autonomous vehicle technology)과 파트너사의 대표 로봇 디짓을 접목하여, 휴머노이드 배송 서비스(humanoid delivery service)를 선보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온라인 쇼핑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자율 주행 자동차에 탑승한 디짓이 물건을 배달해주는 시스템이죠. 로봇 택배 기사의 등장인 셈입니다. 이 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우리 일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로봇과 일상적으로 마주치고 인사도 하는 날이 오려나요?

 

 

포드사와 애질리티 로보틱스가 추진 중인 ‘로봇 택배 기사’ 시스템

 

 

ㅣ 로봇 타고 메카닉 레이스 한 판! 초대형 탑승 로봇 ‘Prosthesis’


앞서 잠깐 언급했던 영화 〈퍼시픽 림〉은, 인간 파일럿이 조종하는 초거대 로봇들의 활약을 그린 작품입니다. 현실에도 이와 비슷한 로봇이 존재합니다. 영화 속 로봇들처럼 초고층 빌딩만 한 크기는 아니지만, 인간 파일럿의 팔다리 움직임을 통해 작동하는 원리는 유사하죠. 퓨리온 엑소 바이오닉스(Furrion Exo-Bionics, https://furrion.com/pages/exo-bionics)라는 미국의 기업이 개발한 탑승형 로봇 ‘프로스테시스(Prosthesis)’입니다.

 

 

초대형 탑승 로봇 프로스테시스의 위용

 

 

퓨리온 엑소 바이오닉스는 프로스테시스 개발에만 10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고 해요. 흥미로운 점은, 최초 아이디어의 초점이 로봇이 아니라 레이싱 경기에 맞춰져 있었단 사실입니다. 최첨단의 무언가(!)를 타고 즐기는 국제적 경기를 만들어보자, 라는 게 초기 구상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점차 구체화된 결과물이 지금의 4족 로봇 프로스테시스인 것이고요.

실제로 레이싱 경기가 기획되고 있다고 해요. 퓨리온 엑소 바이오닉스가 주최하는 일명 ‘X1 멕 레이싱(Mech Racing)’이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https://bityl.co/4Y6R)를 통해 4천만 원가량의 후원금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프로스테시스 조종사(파일럿) 양성 프로그램도 마쳤다고 하니, 이제 남은 건 실제 레이스 개최겠군요

 

 

프로스테시스 파일럿 양성 프로그램

 

 

ㅣ 실사판 건담이 완성됐다고 한다

조립식 플라스틱 모델(흔히 통용되는 ‘프라모델’은 일본어식 발음입니다) 마니아들에게 ‘건담(Gundam)’은 특별한 로봇이죠. 마니아들에게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죠. 대형 마트의 완구점이나 전문 피규어 숍에 건담 상품이 없다? 글쎄요, 그런 곳이 정말 있을지 잘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건담은 1979년 일본에서 방영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기동전사 건담〉의 캐릭터입니다. 워낙 큰 히트를 기록한 작품인지라,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내에도 건담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고 하죠.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2018년작 〈레디 플레이어 원〉에도 건담이 등장합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속 건담 / 출처: 예고편 영상(https://ytube.io/3BY9) 캡처

 

일본의 항구 도시 요코하마에는 ‘건담 팩토리(Gundam Factory, https://gundam-factory.net)’라는 일종의 테마파크가 있는데요. 이곳에서 최근 실물 건담을 선보였습니다. 팔다리 관절을 움직이거나, 앉았다 일어나는 정도의 동작이 가능한 높이 18미터 규모의 거대 로봇이죠.

실물 건담은 한시적으로만 일반 관객들에게 공개된다고 합니다. 오는 1219일부터 2021331일까지만 현실 속 초거대 건담을 볼 수 있어요. 건담의 위용만큼이나 코로나19 방역 대응도 철저하길 바라봅니다.

 

 

 

 

ㅣ 감정 조절 가능케 한다는 칩 Neuralink

 


마지막으로 살펴볼 기술은 ‘뉴럴링크(Neuralink, https://neuralink.com)’입니다. 로봇 이름은 아니에요. 인간 뇌에 이식하는 동전만 한 칩의 명칭입니다. 또한, 자동차 기업 테슬라(Tesla)와 우주 비행 기업 스페이스엑스(Space X)를 거느린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또 다른 회사 이름이기도 해요.

SF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는, 1968년 발표된 공상과학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를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원작 소설에 이런 장면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이 아내와 말다툼을 벌일 때, 감정 조절 장치라는 것을 작동해 자신의 분노를 낮추는 거죠. 요컨대 뉴럴링크는 이 소설 속 기기의 실사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뇌에 칩을 심는다, 사용자가 자신의 뇌파를 모니터링하여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라는 것이 뉴럴링크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올여름, 일론 머스크는 뉴럴링크 칩 이식만을 위한 전문 외과수술용 로봇도 개발해 선보인 바 있죠.

 

 

뉴럴링크 칩의 원리를 설명한 영상

 

여기까지만으로도 몇몇 분들은 이미 짐작하셨을 겁니다. 뉴럴링크 칩의 확장성을요. 우리 뇌에 이식된 칩과 특정 기계 사이의 연동이 가능해진다면 어떨까요. 어쩌면 생각만으로 기계를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할지도 모르겠군요. 놀라워 하기에 앞서, 좀 무섭기도 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 세계에 과연 이런 기술력이 구현될까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우주 행성으로의 이주를 꿈꾸는 일론 머스크인 만큼, 왠지 온갖 상상을 다 현실로 만들 작정일 것 같기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