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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산다/살림피는 생활정보

[살림피는 생활정보] 오늘이 벌써 '입추'라고? 막바지 더위야 물럿거라~ 간담이 서늘해지는 도서 추천 3



아직도 숨이 턱 막히는데 벌써 입추라고요? '선선한 가을'은 아직 먼 얘기~ 밤이면 밤마다 열대야에 시달리느라 잠도 제대로 못 이루는걸요. 이럴 땐, 털이 곤두서는 무서운 이야기로 더위를 극복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엔 친구들끼리 모여 앉아 수박 하나 썰어놓고 귀신 본 얘기, 가위 눌린 얘기 등 믿을 수 없는 경험담을 주고 받았어요. 그러다 분위기가 딱! 잡혔다 싶을 땐 “분신사바 분신사바” 손으로 기 싸움도 하곤 했지요. “너가 움직인 거지?” “아닌데 나 가만히 있었는데……” 어느새 오싹해지고요. 땀이 뻘뻘 나는 한이 있어도 친구와 바짝 붙어 있게 된답니다. (a.k.a. 순수의 시대) 간만에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 볼까요?


더워 죽겠다고? 이 책 한번 읽어봐~

 

 

야밤에 혼자 읽으면 자꾸만 무릎 뒤쪽에 땀이 차며, 불을 끄러 가기 영 찜찜해지는 도서 세 권을 추천해드립니다. (참고로 필자는 쫄보 of 쫄보입니다. 심하게 무서운 책은 감당이 안 되기 때문에 흡입력이 뛰어나면서도 적-당히 소름 끼치는 책으로 꼽아봤습니다) 

 

 

  

 탁월한 긴장감과 속도감, 가면산장 살인사건(히가시노 게이고)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이 펼쳐놓는 예측불허 심리전,

커버 이미지 출처: <가면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저, 김난주 역, 출판사: 재인(2014.09.26)  

  


 

"별장을 나설 때 누군가가 보고 있는 것 같아 뒤돌아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여기 왔을 때는 분명히 있었던 현관문 위의 가면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 <가면산장 살인사건> 중 -

 

 

 

Quick 줄거리

다카유키는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약혼자 도모미가 결혼을 일주일 앞두고 갑작스러운 자동차 사고로 죽었던 것이지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별장 근처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도모미의 꿈이었는데요, 그 꿈이 코앞으로 다가왔던 순간, 그 설렘과 떨림을 온몸으로 표현하던 그녀를 다카유키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녀가 죽고 얼마 후 도모미의 아버지로부터 별장에서 있을 모임에 초대를 받게 된 다카유키. 도모미의 부모님을 비롯한 7명의 친척, 지인과 함께 별장에서 며칠을 보내게 됩니다. 그곳에서 도모미의 절친은 도모미의 죽음이 사고가 아닐 수도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어요. 한편 모임의 첫날밤, 2인조 은행 강도가 별장에 침입해 그곳에 모인 8명을 옴짝달싹 못 하게 감금하고 인질극을 벌이게 됩니다. 인질이 된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아요. 그러던 중 인질 한 명이 등에 칼이 꽂힌 채 시체로 발견되고, 모든 정황상 살인범은 강도가 아닌 인질 중 한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지요. 인질들은 서로에 대한 의심으로 패닉 상태에 빠지고 강도들은 이 상황이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지는데요,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왜 하필 이런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른 건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쫄보의 평
이 책을 든 이유는 딱 둘이었어요. 하나는 '살인사건'이라는 네 글자의 유혹, 다른 하나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일본 최고 이야기꾼의 책이라는 점이었지요. 히가시노 게이고가 표현하는 살인사건이라… '안 봐도 비디오'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책을 펼치니 역시 목차부터 마음에 듭니다. 제1막부터 제6막까지 연극 한 편을 모는 듯한 간결한 중간 제목이 '산장'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긴장감을 극대화하려는 하나의 장치처럼 보입니다. 이 책은 끊임없는 복선과 갈등이 이어져요. '이건가?' 싶으면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지고, 어느 순간 생뚱맞은 곳에서 일이 터지고 맙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추리하게 만드는 것이 이야기의 힘이고 바로 이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결말은 광고성 리뷰처럼 '충격'과 '경악' 정도는 아니고요. 다만 그곳을 향해 그야말로 스피드하게 달려가는 과정에서 눈을 뗄 수 없었기에 잠시 더위를 잊고 이야기에 폭 빠져보고자 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책!

 

 

▶ 가면산장 살인사건 자세히 보기  

 

 

 궁금해서 절대 못 덮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피터 스완슨)


 

죽여 마땅한 생명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아이러니,

커버 이미지 출처: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저, 노진선 역, 출판사: 푸른숲(2016.07.22)

 


“사람들은 생명이 존엄하다고 호들갑 떨지만 이 세상에는 생명이 너무 많아요. 썩은 사과 몇 개를 신의 의도보다 조금 일찍 추려낸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뭔가요?” - <죽여 마땅한 사람들> 중 -

Quick 줄거리
테드는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연착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공항 라운지에 들렀어요. 우연히 테드의 옆자리에 앉은 릴리. 테드는 어차피 곧 각자 떠날 거고 이름도 기억 안 날 것이라는 생각에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속마음을 릴리에게 털어놓았어요. 우연히 아내 미란다가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목격했고, 아내를 죽이고 싶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한 테드와는 달리, 릴리는 정말 진지한 눈빛으로 대답했어요. ”나도 당신과 같은 생각이에요.” 사실 릴리는 이미 몇 번의 살인을 경험한 바 있었어요. 계속 살려둔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가 될 것이라 정당화하면서 그간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치밀하게 죽였어요. 테드는 릴리의 도움을 받으며 빠르게 살인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그런데 미란다 역시 테드를 죽이고 재산을 빼앗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사실! 과연 테드와 릴리는 그들의 방식으로 미란다를 벌할 수 있을까요? 
 

쫄보의 평
처음엔 그냥 그런 치정 스릴러겠거니 했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도저히 중간에 끊을 수가 없었어요. 스릴 넘치는 전개가 거뜬하게 더위를 이겼답니다. 쫄보는 완독하는데 세시간 반 정도 걸려서 밖이 살~짝 훤해질 때쯤 책을 덮을 수 있었어요. 하도 힘을 주고 읽었더니 허기가 져서 밥까지 차려 먹은 후, '죽여 마땅하다'는 부분에 대해 생각 좀 해보고자 각 잡고 앉았는데 저도 모르게 딥슬립. 하하하. 간만에 철학적 사고 좀 해보려고 했는데 민망하기 그지없더라고요. 열대야 스킵하기 딱 좋은 책!

 

 

▶ 죽여 마땅한 사람들 자세히 보기 

 


 무서운 이야기 종합 선물 세트, 밤의 이야기꾼들(전건우)



여러 감정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고급진 공포,

커버 이미지 출처: <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저, 출판사: 네오북스(2014.08.22) 

 

 

“모든 게 딱 들어맞으면 이야기가 될 수 없어. 그건 소설이지. 너 실화와 소설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해?”
“실화는 아무래도 진짜 있었던 이야기니까 더 현실적이고, 반대로 소설은 지어낸 거니까 더 비현실적이지 않나요?”
“틀렸어. 더 비현실적인 쪽은 실화야. 도무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는 게 이 세상이지. 그래서 소설은 결코 실화를 따라잡을 수 없어.”
- <밤의 이야기꾼들> 중 –



Quick 줄거리
 

<밤의 이야기꾼들>은 옴니버스 구성의 장편 소설로, 다섯 개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이야기는 폭우가 쏟아지는 밤에 어떤 계곡에서 시작됩니다. 피서를 즐기려 계곡으로 떠난 한 가족. 소년 정우는 그날 세상의 전부였던 부모님을 잃고 꾸역꾸역 어른으로 자라나 기묘한 출판사에 취직했어요. 그가 맡은 첫 번째 임무는 '밤의 이야기꾼들'을 취재하는 것! 그렇게 주인공은 일 년에 한 번, 폐가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모임에 초대됐어요. 서로의 눈조차 볼 수 없는 캄캄한 공간에서, 다섯 명의 이야기꾼이 돌아가며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외도와 폭력을 일삼는 남편에게 장인어른의 실종에 대해 털어놓는 아내의 이야기 '과부들', 자신을 쫓는 도플갱어 때문에 성형중독에 빠진 여자 이야기 '도플갱어', 집에 대한 광기 어린 집착으로 인한 비극을 그린 이야기 '홈, 스위트 홈',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에 시달리며 피에로와 친해진 소녀의 이야기 '웃는 여자', 눈의 저주를 받아 슬픈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 '눈의 여왕'.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우의 차례가 됐어요. 대체 그날 밤, 계곡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쫄보의 평

쫄보는 이 책이 가장 무서웠어요. 대놓고 무섭다기보다는 은근히 올라온다고 할까요? 곱씹을수록 소름이 돋더라고요.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분위기가 저절로 그려지면서 묘한 기분에 빠져들었어요. 사실, 고백하자면 밤에 읽는 건 포기했습니다. 해가 쨍한 오후에 읽었는데도 무서웠거든요. 아주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면 좀 덜 무서웠을 것 같은데,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현대적인 괴담이라 몰입이 훅! 물론 평범한 소재는 아니었답니다. 알고 보니 전건우 작가님이 공포 미스터리계의 능력자시더라고요! 어쩐지~ 섬세하면서도 섬뜩한 분위기의 문체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마냥 무섭기만 한 것이 아니라, 무서우면서도 슬프고 소름 끼치면서도 씁쓸했어요.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고급진 공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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