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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산다/살림피는 생활정보

[살림 피는 생활정보] 영화 <#살아있다> & <반도> 보기 전, 책으로 예습해보는 한국형 좀비



지난달 말 개봉한 <#살아있다>, 이달 중순 개봉하는 <반도>.
두 편 모두 여름 관객을 겨냥한 블록버스터이자,
'한국형 좀비 영화'로 불립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세간의 관심 못잖게
서양 괴물인 좀비 또한 대중적으로 주목받는 듯합니다.


유아인·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 강동원·이정현 주연의 <반도>좀비의 습격을 받은 대한민국 땅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입니다. 아시다시피 좀비라는 존재의 발원지는 서구 문화입니다. 우리나라의 도깨비나 몽달귀신처럼 서양에는 되살아난 시체, 즉 좀비가 있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아는 귀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귀신의 얘기를 담은 것들이죠. 죽은 자의 영혼말입니다. 하지만 좀비는 귀신도 유령도 영혼도 아닙니다. 손에 만져지고 쥐어지는 몸뚱어리죠. 그런데도 귀신과 어느 정도 아이덴티티(?)를 공유합니다. 귀신이든 좀비든 일단은 '죽은 사람'이니까요. 귀신은 아니지만, 귀신의 정체성을 겸비한 사자(死者). 그러면서도 귀신과는 달리 산 자들에게 '물리적 공격'을 가하는 존재. 이런 참신함(!)이 좀비의 인기 비결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이 좀비, 서양이 아닌 한국 땅에선 좀 더 입체적 캐릭터로 변합니다. 그냥 저벅저벅 걸어 다니기만 하는 산송장이 아니란 뜻이죠. <#살아있다>와 <반도> 감상 전, 이른바 '한국형 좀비'의 매력을 책으로 예습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l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나온 바로 그 동화 『좀비 아이』



출처: 교보문고(이미지 클릭)


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보시나요? 주연 배우 김수현·서예지의 달달한 멜로 연기 못잖게, 통속적 로맨스물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색채로 인기를 얻는 작품이죠. 특히 주인공 문영(서예지 분)은 동화 작가인데요. 그가 극 중에서 쓴 작품들은 <사이코지만 괜찮아> 특유의 기기묘묘함을 더해줍니다. 그중 하나가 『좀비 아이』라는 동화예요. 제목처럼 좀비 아이가 주인공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강태(김수현 분)가 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죠. 그만큼 슬픈 이야기입니다. 좀비물인데 슬프다? 게다가 동화다? 한국형 좀비물이기에 가능한 창의적 변주일 것입니다.



ㅣ 좀비로 변한 아빠를 보는 딸의 심정은? 『칵테일, 러브, 좀비』



출처: 교보문고(이미지 클릭)

 

환상문학 작가 조예은의 단편소설집 『칵테일, 러브, 좀비』입니다. 표제작은 제목처럼 좀비 이야기예요. 또한 가족 얘기입니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대한민국이 배경인데요.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아빠가 좀비로 변해버렸거든요. 아내도 딸도 못 알아보는 지경입니다. 가부장적이었던 아빠의 말로가 결국 좀비라니···. 주인공은 아빠와 좀 더 일찍 화해하지 못한 것,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좀비 아빠를 슬프게 바라보죠. 『칵테일, 러브, 좀비』는 앞서 소개해드린 『좀비 아이』만큼이나 기묘하고 슬픈 작품이에요. 가부장 사회를 경험해본 대한민국의 딸들이라면, 이 소설을 읽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ㅣ 흥미진진 서바이벌 소설 『좀비 제너레이션』



출처: 교보문고(이미지 클릭)

 

또 한 편의 좀비를 주제로 한 한국 소설을 소개해드립니다. 『좀비 제너레이션』이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이에요. 부제가 '좀비로부터 당신이 살아남는 법'입니다. 그에 걸맞게 소설은 마치 '생존 가이드북'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콘셉트를 부각하려는 의도인지, 책 표지의 저자 표기가 의미심장합니다. 보통은 '○○○ 씀', '○○○ 지음'인데, 이 책의 경우는 '씀'과 '지음' 대신 '기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이 제시하는 생존법은 대한민국의 각종 지형지물, 문화적 특색 등에 기반하고 있어요. 정말로 좀비가 이 현실 세계에 실재하고 하필이면 우리나라 땅으로 습격해 왔다면, 『좀비 제너레이션』에 나온 지침대로 행동하면 될 듯합니다.


ㅣ 좀비와 알아가는 단계라면? 『좀비 사전』


출처: 교보문고(이미지 클릭)

 

서두에 언급했다시피 좀비는 바다 건너온 서양 괴물입니다. 『좀비 아이』나 『칵테일, 러브 좀비』처럼 국산화(?)된 좀비물 말고, 오리지널리티 특유의 기기괴괴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 『좀비 사전』을 추천해드립니다. 한국인 저자 두 명의 공저작이에요. 한 언론 매체는 "좀비에 대한 깨알 같은 해설서"라는 추천사를 남겼는데요. 그 말 그대로입니다. '가'부터 '하'까지 다종다양한 좀비 인포(info)가 312쪽 분량 안에 가나다순으로 충실히 담겨 있거든요. 좀비의 기원, 대중문화 속에서의 다채로운 변주, 수많은 좀비 관련 콘텐츠들 등등 좀비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정보들이 빼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