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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완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완화일 뿐, 완전한 해제는 아니지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는 개인적 거리 두기 강화를 의미한다'라는 전문가 견해도 들리고요.
일반 시민들도 정부도 지방자치단체도, 아직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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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의 만남을 되도록 삼가며 혼자 입 안에 있다 보면, 스스로 침잠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타인과 육성으로 말하는 대신 나 자신과 소리 없이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생각도 많아집니다. 평소엔 자제했던 이런저런 공상도 해보게 돼요.
혹시 이런 걸 떠올리시지는 않나요? 내가 사는 이 세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내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된다면 어떨까, 인간의 신체는 언제쯤 생로병사를 걱정하지 않게 될까, ···. 다소 현학적인 주제들이지만, 뭐 어떻습니까. 혼자 있는 시간, 마음껏 판타지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괜찮아요. 이런 상상의 힘이 때로는 현실을 극복해나갈 엔진이 되어주기도 한답니다! 여기보다는 어딘가를, 지금보다는 언젠가를 공상하는 '나'들을 위해,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드라마 세 편을 추천해드릴까 합니다.
ㅣ'육체는 그저 껍데기일 뿐'이라는 세계관 <얼터드 카본>
나이 듦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 관문입니다. 누군가는 나이 듦을 순리로 여겨 고스란히 받아들입니다. 또 누군가는 주름 제거 수술을 받거나 노화 예방 코스메틱을 활용해요. 그런데 만약, 육체를 스마트폰 교체하듯 바꾸는 시대가 온다면 어떨까요? 그때도 웰빙(well-being)-웰에이징(well-aging)-웰다잉(well-dying)이라는 개념이 유효할까요? 늙고 병든 몸을 언제든 젊고 건강한 몸으로 리뉴얼(?)시킬 수 있는데, 굳이 생로병사에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얼터드 카본>은 '육체는 그저 껍데기일 뿐'이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SF 드라마입니다. 극 중 등장인물들의 목덜미엔 동전 크기만 한 칩이 박혀 있는데요. 다름 아닌 기억 저장소입니다. 비유컨대 USB 같은 것입니다. 어떤 PC에 끼우든 USB 안의 내용물은 그대로이지요. 어떤 몸에 끼우든 기억 저장소의 데이터는 고스란히 유지됩니다. 본래 동양인-성인-남성이었던 사람이 서양인-아동-여성의 몸을 갖더라도, 여전히 '나'는 '나'입니다. 이런 세계관에선 외모가 그리 믿을 만한 것이 못돼요. 혼란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여성으로 보이지만 남성일 수도, 아이가 어른일 수도, 흑인이 백인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얼터드 카본>의 주요 캐릭터들은 겉모습이 아니라 자아 대 자아로서 관계를 맺으려 합니다. 화려한 CG와 액션에 눈은 호강할 테지만, 머릿속은 심오해지는 그런 묵직한 드라마예요.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얼터드 카본> 드라마 보러 가기
ㅣ 인조인간들로 채워진 폭력과 유희의 테마파크 <웨스트 월드>
폭력성이 몹시 짙은 게임이 있습니다. 온갖 무기를 휘두르거나 쏘고, 거리낌 없이 상대를 해치는 게임 말입니다. 물론 게임은 게임일 뿐이에요. 암살 행위는 게임 속 가상의 공간 안에서 벌어진 사건이며, 게임이 종료되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올 뿐입니다. <웨스트 월드>는 이 같은 게임 환경을 현실 세계 안에 재현해버리는데요, 그 방식이 퍽 소름 끼칩니다. 게임 제목은 '웨스트 월드', 배경은 서부 개척 시대, 모든 캐릭터는 인조인간들이지요. 사람들은 거금을 지불하고 '웨스트 월드'를 플레이합니다.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운 인조인간을 마구잡이로 사살하고 유린하고 고문하며 미션을 클리어해나갑니다.
극 중 인조인간들은 땀 흘리고 감정을 느끼고 피를 흘립니다. 정말로 인간처럼 행동하며 사고합니다. 그런 인조인간들을 인간 게이머들은 아무 죄책감 없이 학대하지요. 평상시 억눌려 있던 인간들의 잔학한 폭력성이 '웨스트 월드'에선 모두 허락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서히, 인조인간들의 각성이 시작됩니다. 자신들에게 인간이 그러했든, 인조인간도 인간을 이용하고 공격하게 된 것이에요. <웨스트 월드>는 현재 총 3개의 시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6년 시즌 1, 2018년 시즌 2, 올해 3월 시즌 3이 차례로 공개됐죠. 우리나라에선 OTT 서비스 '왓챠 플레이'를 통해 시즌 1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HBO 오리지널 시리즈 <웨스트 월드> 드라마 보러 가기
l SF 드라마의 클래식 <스타 트렉>
<스타 트렉>은 1966년부터 1969년까지 방영된 SF 드라마입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어드벤처 장르물인데요. 원작의 대성공 이후 수많은 후속작 및 리메이크, 영화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스타트렉>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우주 탐사선 디스커버리(Discovery)호의 선장 및 승무원들이에요. 특히 주인공 커크 선장 역을 맡은 배우 윌리엄 섀트너는 지금까지도 '현명하고 헌신적인 리더'의 표상처럼 기억되고 있답니다.
구글에서 '스타 트렉 명언' 혹은 'Star Trek Quotes'를 검색하면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만큼 이 드라마는 다양한 어록을 남긴 'SF 드라마의 클래식'이에요. 이를테면 커크 선장의 대사 중 이런게 있습니다.
"가장 커다란 위협은 우리 자신이다. 미지의 것을 두려워하는 우리 자신 말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미지란 건 없다. 이른바 미지란, 그저 일시적으로 감춰져 있고, 이해되지 않는 것일 뿐이다. (You know the greatest danger facing us is ourselves, an irrational fear of the unknown. But there's no such thing as the unknown-- only things temporarily hidden, temporarily not understood)"
커크 선장의 진취적인 태도가 잘 녹아 있는 대사죠. 이 밖에도 <스타 트렉>엔 우리 삶과 동기화될 만한 명언들이 제법 등장합니다.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왠지 위축된 기분이 든다면, <스타 트렉>을 통해 모험심과 도전 정신을 새롭게 장착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넷플릭스 <Star Trek: Discovery>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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