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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산다/미래 생활 이야기

[미래생활 이야기] 상품 선택부터 결제까지 '나 혼자 산다'! 한국·미국·중국 어디에도 있는 직원 없는 매장



콧노래가 절로 나는 점심시간 라멘집에 갔어요. 주문하려고 보니 밖에 있는 주문 기계를 가리키더라고요. 요즘 대형마트, 패스트푸드점에나 보였던 주문 기계가 아주 작은 가계에 문지기처럼 서 있더라고요. 조금 당황했지만 메뉴를 고르고 결제까지 혼자 다 했어요. 필자 개인적으로는 메뉴에 대해 직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도 보고 추천도 해달라고 하는 습관이 있기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라고요. 반대로 주인장 입장에서는 서비스 해야 하는 항목이 줄어드니 운영에는 효율적일 것 같긴 하네요. 이렇듯 최근 매장에서 직원 도움 없이 제품 선택과 결제까지 고객이 스스로 처리하는 ‘언택트(Untact) 소비'가 확산되고 있답니다. 판매 사원의 부담스러운 친절, 과도한 상품 설명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비자와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지요. 거기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VR) 등의 발전으로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같은 세계적 유통업체들이 많이 도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06년 600억 원에 불과했던 무인 결제 서비스 시장 규모도 2017년 2천 500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고 하니, 이제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을 것 같아요. 한국, 미국, 중국의 무인매장은 어떤 모습일지 지금 쇼핑하러 한번 가볼까요?

 

 

 

 한국 - 24시간 열려있는 청바지 매장 봤어요?

하루에 어느 때고 청바지 구매가 가능해요! LAB101

홍대에 아주 독특한 청바지 매장이 오픈했대요. 어떻게 보면 현대미술 전시관 같기도 하고, 무슨 실험실 같기도 한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에 저절로 눈이 간다지요. 특히 편의점도 아닌데 24시간 열려있고, 그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마음에 드는 청바지를 계속 입어볼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아요. 그 어디에도 직원이 안 보이는 무인매장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붐비는 것이 싫다면 새벽 시간을 이용해봐도 좋겠고, 당장 내일 급하게 새 옷이 필요할 때도 아침 일찍 사도 되니 참 유용하겠지요. 이 매장에 들어가려면 우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찍어서 인증하면 되고요, 사고 싶은 옷이 생길 때까지 마음껏 입어보다가 매장에 있는 태블릿 PC를 이용해 결제하면 된다고 하네요. 상품은 바로 가져갈 수도 있고, 집으로 배송받을 수도 있다고 해요. 참, 손님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직원이 숨어 있다고 하니, 혹시 궁금한 점이나 불편이 점이 생겼을 때는 도움을 받아도 좋겠어요. 독특함으로 무장한 홍대거리에 딱 어울리는 매장으로,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네요.

청바지가 청바지 색을 수혈받고 있네요. 미래의 어떤 실험 현장 같지 않나요? 이미지 출처: LAB101 페이스북(바로 가기)

 


생오렌지 주스 짜주는 자판기 '바로주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근처에 신선하기로 소문난 자판기가 있습니다. 24시간 오렌지 무인 편의점 '바로주스'가 바로 그것이지요. 주문을 하고 3천 900원을 결제하면, '인생 네알 주스'라고 간판에 써 있는 대로 오렌지 네 알이 떨어지고, 갈리고, 짜져서 오렌지 주스 한잔이 완성된대요. 오렌지만 들어가도 꽉 차는 이 기계에 사람이 들어가 있을 리는 없고 오로지 기계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나 봐요. 아직은 네모박스 모양이지만, 누가 알아요. 점점 더 고도화되어 사람 모양 자판기가 나올 수도 있잖아요. 생각하니 점점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서 나왔던 것이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아 신통방통해요. 근처에 가면 한번 먹어봐야겠네요. 

가게 안에 자판기 1대와 오렌지만 가득 쌓여있네요. 한번 들어가 보고 싶네요~ 출처: 바로주스 홈페이지(바로 가기)
 

 

집에서 직접 입어보거나 아바타에 입혀보거나!

 

온라인에서 옷 살 때 가장 불편했던 점! 직접 입어볼 수 없는 것이지요. 분명 모델이 입었을 때는 넉넉해 보였는데, 막상 입어보니 쫄바지였던 적, 모델이 입었을 때는 블링블링하고 스타일리시해 보였던 원색의 컬러가 내게는 7080 시절을 소환하는 깔깔이 조연배우 같았던 적 있잖아요. 이런 고객의 불편을 점을 해결하고자 나선 온라인 상점들이 있습니다. SSF샵의 '홈피팅' 서비스는 고객이 선택한 상품의 사이즈와 컬러를 최대 3개까지 배송해 입어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랍니다. 집으로 배송된 옷을 입어보고 최종으로 결정하면, 나머지 2개는 무료 반품 처리되는 것이지요. 또한, 내 아바타를 만들어 직접 옷을 입혀보는 LF몰의 '마이핏' 서비스도 눈길을 끕니다. 내 성별과 키, 몸무게 등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나를 꼭 닮은 아바타가 만들어져 사고자 하는 옷을 입은 모습을 3D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전체적인 사이즈나 길이, 핏, 실루엣 등을 확인할 수 있지요.

 

(왼쪽) SSF샵 '홈피팅' 서비스 화면(출처 바로 가기 (오른쪽) LF몰 '마이핏' 소개 이미지(출처 바로 가기)



 미국의 무인매장 아마존 고(Amazone Go)

 

 

아마존 고를 설명하기에 앞서 같이 알아볼 개념이 있어요.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모바일, IOT, 클라우드, AI 등 최첨단 ICT 기술을 매장에 도입하는 이른바 '리테일 테크(Retail Tech 또는 R-Tech)'라는 것입니다. '유통(리테일) +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단어이니, 의미는 쉽게 파악이 되지요. 아마존 고가 바로 이 '리테일 테크'를 설명하기에 딱인 사례입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 2016년 ‘No lines, No checkout(줄도 없고, 계산대도 없다)’은 캐치프레이즈 내걸고 세계 최초 무인 매장 ‘아마존 고’를 열었습니다. 고객이 매장을 들어갈 때 아마존 고 전용 앱을 실행한 후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나오면 인공지능(AI) 센서가 고객을 인식하고 자동 결제하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지요. 고객은 계산하기 위해 없는 인내심을 소환해 줄을 설 필요가 없고, 아마존 고는 소비자의 구매패턴을 데이터화 해 매장 운영이나 관리에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은 앞으로 3년 내 무인매장인 아마존 고를 3천 개 이상으로 늘린다고 하니, 캐셔 업무를 하던 분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걱정되기도 하네요.

결제가 필요없는 스마트한 매장, 아마존 고 ‘No lines, No checkout(줄도 없고, 계산대도 없다)', 출처: 아마존(바로 가기)
 

 

 

 마트도 서점도 중국은 지금 무인매장 시대

얼마 전 중국 사람들이 지갑 대신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결제를 한다는 소식 전했었지요. 오늘은 미국의 '아마존 고' 못지않은 마트부터 서점까지 무인매장을 소개해드릴게요. 우선 '빙고박스(Bingo Box)'는 중국의 대표적인 무인 편의점입니다. 메신저인 위챗(WeChat)을 연동해 들어갈 수 있는 이곳은 입구에서 QR코드를 스캔하면, 매장의 모든 제품에 붙어있는 RFID(전자식별) 태그를 통해 가격을 인식하고,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할 수 있습니다. 결제가 완료되면 출입문이 열리는 형식이지요.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점원 쓰는 비용을 아껴 물건의 가격을 낮춘 것인데요, 중국에서는 '빙고박스'와 같은 무인매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간편함과 저렴함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큰 무기이니까요. 다음은 무인 서점입니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무인서점 '아부e'는 안면인식으로 출입할 수 있고, 고객이 어떤 책을 골라 손에 들면 매징 내 화면에 해당 책에 대한 설명이 나타난다고 해요. 이게 다 매장 곳곳에 카메라가 있기 때문인데요, 고객의 움직임과 동선, 선택하는 책 등을 분석하여 고객의 선호도에 따라 책 진열도 하고 서점 관리에 효율성을 높이기도 한답니다. 결제 또한 모바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고 하니, 문화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에서 빠질 수 없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알리페이: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이 개발한 전자화폐 시스템이자 온라인 결제 서비스(출처: 두산백과)

빙고박스 매장, 출처: www.kioskmarketplace.com (바로 가기)

 

 

어떠세요? 국내외 무인매장이 속속 생기고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다고 하니 말이에요.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약이나 중요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겠지만, 고객 입장에선 분명 안 좋은 점도 있어요. 모바일 시스템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 사회 취약층에서는 사용하기 어렵잖아요. 또한, 보안 문제도 있어 매장이 털리거나 매장 안에서 잠을 자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이런 문제점 보완도 같이 고도화되어야겠어요. 일자리 문제도 걱정이고요. 그 어떤 최첨단 기술도 사람이 근간이 되니, 사람과 기술이 공생하는 모델로 점점 더 나아지리라는 생각입니다.

*참고: 대한상공회의소(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