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보안 기술 중 가장 안전하다는 암호화 통신,
그 이름 '양자암호통신'!
대단한 건 알겠는데요···
암호화 통신은 뭐고, 여기에 '양자'가 들어가면
뭐가 더 대단한 거죠?"
보안, 통신 기술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요즘 뉴스에서 '양자암호통신'이라는 말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이 양자암호통신의 선두주자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 관련 기술을 수출하고,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고 있죠.
ㅣ우선, '양자'를 알고 '암호화 통신'을 이해하자
양자암호통신, 풀어 쓰면 '양자 암호화 통신'입니다. '양자'와 '암호화 통신'을 결합한 기술이라 이해하셔도 되겠습니다. ①양자 및 ②암호화 통신, 이 두 가지 개념만 알면 양자암호통신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죠.
① 양자 – 십억 분의 1미터, 그 초미세 영역을 정복하는 기술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한 캐릭터를 소환해보겠습니다. 개미만큼 작아지는 슈퍼히어로 앤트맨(Antman)입니다. 개미보다 더 작아질 때도 있습니다. 즉, 나노미터(십억 분의 1미터) 단위로 몸 크기가 줄어들죠. 앤트맨이 이토록 신체를 축소시키는 원리, 영화 내용에 따르면 '양자기술'입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과학 매체 『사이언스타임즈』는 양자기술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점점 더 작게'를 추구해 온 것이 나노기술이었다면
'작은 것을 양자원리로 어떻게 잘 다스릴까'를 연구하는 것이 양자기술이고,
'나노기술의 꽃'으로 불리고 있다.
_ 『사이언스타임즈』 게재 기사 「나노 다음은? 양자!」 중(바로가기)
십억 분의 1미터 단위로 구성된 초미세 영역에의 개척, 이것이 나노기술입니다. 그리고, 이 영역을 자유자재로 다스리기 위한 연구 분야가 양자기술인 것이죠. 이 양자기술을 '양자역학'이라 부를 수도 있는데요. '역학(力學)'이란, 말 그대로 '힘의 학문'입니다. 사전적 정의는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과 운동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죠. 즉, 양자역학은 나노 영역에 존재하는 물질들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한 학문인 셈!
② 암호화 통신 – 제삼자가 내 정보를 못 보도록 암호화하다
웹사이트 주소는 보통 'http://www.website.co.kr' 같은 식이죠. 그런데, 'https'로 시작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http 뒤에 붙은 's'는 'security'를 뜻해요. 달리 말해, 암호화 통신 기술이 적용됐다는 의미입니다.
암호화 통신이란, 네트워크상의 정보 송수신자를 보호하는 보안 기술입니다. 무엇을 보호하느냐, 바로 송신자·수신자 외 제삼자로부터의 해킹입니다. 어떻게 보호하느냐, 송신자-수신자 간 주고받는 통신정보를 암호화하는 거죠.
가령, 여러분이 지금 http://shoppingmall.co.kr이라는 곳에 접속했다고 상상해보죠. 이런저런 상품 상세페이지를 클릭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도 합니다. 한마디로, 여러분은 쇼핑몰 사이트에서 쇼핑을 한 거죠. 이 과정은 이렇게도 풀이됩니다. '여러분은 쇼핑몰 사이트와 네트워크로 통신을 주고받았다'라고요.
이 사이트는 https가 아니라 http라서, 여러분과 쇼핑몰 사이트 사이에 오간 통신정보가 '누구나 확인 가능한' 형태로 남아 있게 됩니다. 제삼자인 해커가 이 통신정보를 가로채면, 여러분의 쇼핑 내역을 낱낱이 볼 수 있다는 뜻!
하지만 이 사이트 주소가 https://shoppingmall.co.kr이었다면? 해커가 제아무리 여러분의 쇼핑 내역을 빼간들, 암호화가 돼 있어 도통 해독을 못하죠. 즉, 통신정보가 보호되는 겁니다.
l 해킹 위협, 이제 나노 차원에서 막힌다!
앞서 양자역학(양자기술)을 '나노 영역에 존재하는 물질들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설명해드렸죠. 물질이 초미세 크기로 줄어들면, 극미한 자극에도 쉽게 상태가 변합니다. 살짝 손짓만 해도 작은 먼지가 이리저리 흩날리는 것처럼요. '움직임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죠.
양자암호통신은 이 같은 양자원리를 이용해, 송신자-수신자 간 통신정보를 암호화하는 기술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양자기술이 적용된 '암호키'를 만드는 거죠. 이 암호키는 송수신자에게 분배되는데, 이 장치를 '양자키 분배기'라 합니다.
설령 해커가 암호키를 훔쳤다 해도 무용지물입니다. 해킹이라는 행위 자체가 마치, 작은 먼지에 살짝 손짓하는 것과 같아서, 자극(해킹)을 받은 암호키 안의 정보가 변해버리기 때문이죠.
현재 우리나라는 양자암호통신의 자타공인 글로벌 리더입니다. 모 이동통신 기업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양자암호통신 구축 사업을 수주했고, 또 다른 이동통신 기업은 양자암호통신 전송 시스템의 국제표준화를 추진 중입니다. 올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이동통신사들과 함께 양자암호통신 전송 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표준 기술 연구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죠.
대한민국의 '월클'(월드클라스) 보안기술 양자암호통신! 어쩌면,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전 세계 해킹 위협은 조만간 나노의 세계로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라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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