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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24 사이렌24 블로그 2018. 9. 17. 14:33




간혹 '이 컴퓨터는 용량이 커서 그런지 속도가 엄청 빨라~ 아주 좋은 컴퓨터야!'와 같은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용량이 큰 컴퓨터라고 하면 메모리나 저장공간이 많은 컴퓨터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정말 용량이 큰 컴퓨터는 속도가 빠를까요, 아니면 그냥 비싸기만 할까요? ‘컴퓨터 용량’에 대해 오가는 다양한 이야기의 진실은 무엇인지, 좀 더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 재차 말씀드리지만, '알.쓸.굳.IT(알아봤자 쓸데없고 굳이 누가 알려주지 않는 IT 이야기)’ 시리즈는 컴퓨터에 대해 관심이 없으시거나 상식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컴알못 분들을 대상으로 작성했답니다. ‘컴퓨터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대강 어떻게 돌아간다 정도는 알고 싶다’ or ‘그런 분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분들을 생각하며 준비한 내용이기 때문에, 쉬운 이해를 위한 비유 및 약간의 과장, 과감한 단순화 과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양해해주세요! 



 대놓고 커닝이 가능한 퀴즈쇼



저장장치 구분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대놓고 커닝이 가능한 퀴즈쇼’에 참가한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참가자는 각자의 커닝 스타일에 맞게 나름의 도구를 챙겨 왔는데요, 무엇을 가져왔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참고로 참가자들이 외운 내용은 퀴즈쇼가 끝나면 머릿속에서 모두 날아가 버립니다.)



 참가번호 1번, 내 머리면 충분해! 

커닝 따위는 필요 없는 당당한 참가자입니다. 모든 퀴즈 내용을 싹 다 외워서 머리에 들어 있어요. 질문과 동시에 바로 답변이 나오는 사람이랍니다.


 참가번호 2번, 커닝의 정석은 노트지! 

퀴즈 내용을 노트에 빽빽하게 정리했어요. 퀴즈가 나오면 노트에서 관련된 퀴즈 내용을 찾아 답변합니다.


 참가번호 3번, 노트 받고 전자수첩도 얹어! 

2번 참가자와 마찬가지로 퀴즈 내용이 빽빽하게 적힌 노트를 가져왔어요. 그런데, 전자수첩도 같이 들고 왔네요. 퀴즈가 나오면, 먼저 전자수첩에 관련 내용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없을 때만 노트에서 내용을 찾아 답변하지요. 자주 나오는 퀴즈의 경우, 빨리 답변할 수 있도록 미리 전자수첩에 넣어놨습니다.


 참가번호 4번, 현자를 모셔갑니다! 

치사하게도 머리 좋은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 다만, 이 사람은 4번 참가자의 말만 들을 수 있고 4번 참가자에게만 이야기할 수 있어요. 그래서 퀴즈가 나오면 4번 참가자가 이 사람에게 퀴즈 내용을 다시 한번 말로 설명해야 한답니다. 말로 설명하고 듣는 시간이 꽤 걸리겠어요.


 참가번호 5번, 간편하게 전화로 해결! 

퀴즈가 나올 때마다 전문가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어봅니다! 상대방에게 퀴즈의 내용을 말로 설명하고 답을 듣는 것이지요. 전화를 거는 순간부터 제한시간은 흘러간다는 것! 틱톡 틱톡~



이 퀴즈쇼의 1등은 누가 차지할 수 있을까요? 모든 퀴즈 내용을 외워서 바로 대답할 수 있는 1번 참가자가 가장 빨리 답변을 하겠지요. 하지만 퀴즈 문항이 많아질수록 1번 참가자는 암기해야 할 내용이 많아지기 때문에 결국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가면 외우는 것이 불가능해질 거예요. 다른 참가자는 본인이 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퀴즈 문항이 늘어나도 비교적 여유가 있답니다. (여기서 4번 참가자와 함께 나온 사람이나, 5번 참가자의 전화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생각하지 맙시다. 참가자가 외우는 건 아니니까요^^;;)


문항이 아주 많아졌을 때, 비교적 빠르게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2번과 3번 참가자일 거예요. 처음에는 2번, 3번 참가자가 비슷한 속도로 답변하겠지만, 비슷한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면 전자수첩으로 찾을 수 있는 3번 참가자가 더 유리해질 것입니다. 4번과 5번 참가자는 각 문항의 내용을 듣고 설명을 하는 시간과 전화를 걸고 받는 시간을 포함해야 하므로 다른 참가자보다는 답변이 늦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퀴즈 문제가 몇 개인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속도만 봤을 땐 참가번호 1번> 3번> 2번> 4번> 5번 순으로 우승이 유리한 것 같아요. 자, 그럼 이 퀴즈쇼 이야기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 드릴게요~!



 메모리는 이렇게 구분되겠군요!



컴퓨터 판매시 나오는 정보, 이미지 출처: 다나와 표준PC 상품 페이지(바로가기)



컴퓨터에는 '용량'이라고 불릴만한 여러 종류의 기억장치가 들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컴퓨터의 ‘메모리’부터 시작해서 ‘하드’라고 불리는 저장매체까지 꽤 다양한 종류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각의 쓰임새와 용도도 다르게 구분되어 있어요. 



삼성전자의 메모리,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바로가기)



각 참가자가 컴퓨터라고 봤을 때, 1번 참가자는 본인의 메모리 안에 모든 내용을 넣어놓고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속도는 가장 빠르지만 다른 기억 장치에 비해 용량이 적고 가격도 높은 편입니다. 자료의 양이 많아진다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메모리로 처리하기 힘들겠지요. 이러한 메모리를 컴퓨터의 ‘주 메모리’라고 하는데요, RAM(Random Access Memory)이라고도 불러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긴 하지만 꽤 비싸요. 용량을 올리는 데도 어느 정도 제약이 있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컴퓨터의 전원이 꺼지면(퀴즈쇼가 끝난 상황과 마찬가지로) 모든 내용이 지워져요!!



각종 하드디스크,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바로가기



2번 참가자의 노트는 하드디스크(HDD, Hard Disk Drive)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C드라이브', 'D드라이브'라고 하는 것들의 정체가 바로 하드디스크인데요, 대용량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하드디스크는 읽어보거나 찾아봐야 하기 때문에 메모리보다는 속도가 느리지만, 컴퓨터의 전원이 꺼져도 내용이 지워지지 않는답니다. (퀴즈쇼가 끝나도 노트에 적어둔 내용은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비교적 많은 내용을 넣어놓을 수 있긴 한데, 노트에 아무리 많이 적어 놓는다고 해도 찾아서 읽어야 하니까 속도는 비슷하겠지요? 즉, 하드디스크의 용량이 커진다고 해도 속도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답니다. 딱히 느려지거나 더 빨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임시 인터넷 파일 설정 화면



노트에 전자수첩까지 챙긴 3번 참가자를 볼까요? ‘노트 = 하드디스크’라는 건 이제 아실 테고~ 노트보다 빠르게 내용을 읽을 수 있고 자주 쓰는 내용을 저장해서 답을 줄 수 있는 메모리를 캐시(Cache)라고 합니다. 캐시는 특별하게 어떤 형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지금 읽고 있는 것보다 더 빠른 수단을 써서 중간에 자주 쓰는 내용이나 다시 사용할 것 같은 내용을 저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노트라고 부르는 하드디스크보다 메모리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노트를 찾는 것보다는 전자수첩의 검색 기능이 더 빠르다는 것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메모리의 일정 부분을 그런 용도로 사용하면 '캐시 메모리(Cache memory)'가 되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인터넷 통신보다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가 더 빠르기 때문에 하드디스크의 일정 부분에 인터넷에서 보이는 글씨와 이미지들을 따로 저장해 놓는 것을 ‘인터넷 캐시(임시 인터넷 파일)’라고 합니다. 캐시가 많다고 해서 속도가 매우 빨라지는 것도 아니에요. 어떤 내용을 캐시에 넣고 어떻게 찾느냐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컴퓨터 속도에는 아주 조금~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USB 메모리,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바로가기)



SD카드 / microSD 카드,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바로가기)



현자를 모셔온 4번 참가자의 경우, 컴퓨터 외부에 메모리가 있는 것이지요. 대표적으로 USB 메모리나 디지털카메라 및 휴대폰에 많이 쓰이는 마이크로SD 메모리 카드 등이 있습니다. 컴퓨터 내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메모리를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속도는 다소 느린 편입니다. (최근 USB의 속도가 빨라져서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긴 해요!) 컴퓨터에서 읽어올 내용이 필요하면 컴퓨터가 USB를 통해 읽을 내용을 물어보고, USB를 통해 답변을 받아오는 방식이라 내부에서 처리하는 것보다 느리기도 하고 안정성도 떨어질 수 있어요. 대신 외부에 존재하기 때문에 메모리를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퀴즈쇼에서 데리고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떠올리시면 되겠지요?) 예상하셨겠지만 이 메모리가 많아져도 기억할 수 있는 양이 늘어날 뿐, 컴퓨터 속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구글 클라우드 로고, 이미지 출처: 위키미디어(바로가기)



5번 참가자는 인터넷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내용을 전송받는 방식입니다. (이 항목이 메모리를 설명하는데 들어오는 것이 좀 안 맞나 싶기도 했는데요, 요즘은 인터넷이나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컴퓨터의 정보를 서로 가져다 쓰는 일이 빈번해 넣어봤습니다^^) 무래도 통신선으로 연결된 외부의 컴퓨터와 이야기해서 정보를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여태까지 나온 항목 중에서는 제일 속도가 느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 방식 중 자주 사용하는 하나가 구글 드라이브나 네이버 클라우드, 다음 클라우드 등과 같은 ‘클라우드 저장공간’입니다. 이 저장공간 역시 아무리 많아도 컴퓨터의 속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요?


위에서 보신 바와 같이 컴퓨터에는 여러 형태와 목적의 저장 장치가 있어요. 그리고 다른 조건이 같다고 할 때 용량이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 메모리(RAM)일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용량에 따라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은 ‘캐시 용량’ 정도가 될 것 같네요. 물론 좀 더 깊게 들어가면 그래픽 카드에 들어가는 메모리 등도 컴퓨터의 속도에 영향을 주겠지만 그런 것까지 다루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여기서는 패스하겠습니다~

 


 짧고 굵게, 마무리 정리! 


컴퓨터와 안 친한 분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최대한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 드리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워진 것 같네요. 글의 내용이 이해가 안 간다고 속상해하지 마세요! 우리는 컴퓨터 전문가도 아니고요, 개발자가 될 것도 아닙니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용량 크고 값싼 컴퓨터를 골라줄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을 거예요. 아래의 3줄 요약 스-윽 훑어보면서 ‘이런 게 있구나 ~’ 정도만 생각해주세요!


행복한 3줄 요약


1. 같은 조건이라면 컴퓨터의 주 메모리(보통 RAM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와 컴퓨터의 두뇌에해당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등에 있는 캐시 메모리가 클수록 컴퓨터 속도는 빨라집니다.

2. 기타 다른 저장 장치들은 용량이 많아진다고 컴퓨터의 속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3. 너무 자세하게 아는 것은 피곤한 일이니 그냥 용량이 크면 빠르고, 저장 공간도 많고, 비싼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마음이 편합니다. ^^



[알.쓸.굳.IT(알아 봤자 쓸데없고 굳이 누가 알려주지 않는 IT 이야기) 시리즈 다시 보기]

▶ '알.쓸.굳.IT' 제1화 - 모든 것의 시작 '비트(bit)' ①

▶ '알.쓸.굳.IT' 제2화 - 모든 것의 시작 '비트(bit)'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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